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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범죄 매년 6000건인데 지자체 적발 ‘0건’”

내부인 범죄 많은 몰카 특성… 상시 탐지로 예방 강화해야

내년 하반기 상장 계획… “K-보안, 선두주자 되겠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구로구에 있는 보안 솔루션 기업 지슨의 기술 연구소. 연구소 한 편에 공중 화장실을 재현한 실험 부스가 설치돼 있었다. 잠시 후 연구소 직원이 각티슈 하나를 들고 들어가 양변기 위에 올려놨다. 공중 화장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1분 정도 시간이 지나자 연구소 벽면에 설치된 커다란 모니터에 빨간 깃발 표시가 뜨기 시작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각티슈였지만 사실 그 안에는 소형 불법촬영기기, 이른바 ‘몰카’가 있었다. 지슨이 개발한 상시형 몰카 방지 시스템이 각티슈 속 몰카를 적발하고 경고 알람을 보낸 것이다.


새끼 손톱 만한 몰카를 1분 만에 잡아낸 건 지슨이 개발한 ‘상시형 몰카 탐지 시스템(ALPHA-C)’이다. 이 시스템은 몰카에서 나오는 미세한 열을 감지해 몰카의 존재를 찾아낸다. 지슨은 지난해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올해 8월부터 본격적인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현재 국내 주요 대학과 지자체, 기업 등에서 도입해 사용 중이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지슨 본사에서 한동진 지슨 대표가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오종찬 기자


‘ALPHA-C’는 어떻게 손톱 만한 몰카를 찾아내는 걸까. 이 시스템은 열감지 센서, 원격 컨트롤러,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등 총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화장실 칸마다 달린 열감지 센서는 열 분포 데이터를 수집해 천장 속에 있는 원격 컨트롤러로 전송한다. 컨트롤러는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열 분포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상 열원, 즉 몰래카메라가 있는지를 탐지한다. 몰카가 있다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모니터링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관제실로 몰카 위치를 즉각 알려줘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조선비즈는 지난 8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지슨 본사에서 한동진(52) 대표를 만났다. 한 대표는 상시형 몰카 방지 시스템이 몰카와의 전쟁에서 ‘게임체인저(판도를 바꾸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몰카 이용 범죄는 지난해 6212건으로 전년 대비 23.4% 증가했다. 하지만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몰카 탐지에서는 한 건도 적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 대표는 많은 몰카 범죄가 내부자의 소행이기 때문에 일회성으로 진행하는 단속은 성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부인이 몰카를 설치한 경우 탐지 일정을 미리 알고 사전에 몰카를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며 “24시간 무인 경비 시스템이 강도나 도둑을 방지하듯이 몰카에 대한 대응도 범죄가 일어난 뒤에 범인을 잡는 게 아니라 상시형 탐지 시스템으로 몰카 설치 자체를 막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슨의 상시형 몰카 탐지 시스템을 도입한 서울 시내 대학들의 경우 잊을만하면 발생하던 몰카 범죄가 사라지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올해 1월 시스템 도입 이후 몰카로 인한 범죄가 사라졌다. 한 대표는 “몰카 대응을 적발에서 예방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며 “사회가 원하는 건 몰카범을 잡는 게 아니라 몰카 범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몰카와의 전쟁에 앞장서고 있는 지슨은 이미 보안 솔루션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기업이다. 상시형 몰카 탐지 시스템 외에도 ‘상시형 무선 도청 탐지 시스템(ALPHA-S)’ ‘상시형 무선 해킹 탐지 시스템(ALPHA-H)’을 개발해 국내 무선 보안 솔루션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지슨의 무선 도청 탐지 시스템은 대통령실부터 공공기관과 지자체장의 사무실, 국회, 국방부, 경찰서 등 국내 주요 기관에 대부분 들어가 있다. 한 대표는 “초연결사회로 진입하면서 무선 보안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으로 봤다”며 “무선 환경에 대한 감시를 통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걸 회사의 비전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국가기관 중에도 도청에 대한 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고, 몰래카메라의 경우도 시장 규모를 아직은 정확하게 알기 힘들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며 “지슨은 국내에서는 관련 시장 점유율이 거의 100%에 달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세계로 나가서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선한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도 안양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몰카 범죄에 사용했던 '각 티슈 몰래카메라'를 재현한 모습(좌), 화장실에 각 티슈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자 관제실에 알람이 오는 모습(우)/김민소 기자


지슨은 내년 하반기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95억원을 달성한 지슨은 전년 대비 46%의 성장세를 보였다. ‘K-보안’의 선두주자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발돋움을 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보안 기업의 필수라고 할 수 있는 연구개발(R&D)에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 대표는 “R&D 분야에서 작년에 비해 인력을 두 배 정도 늘려서 전문 엔지니어가 50명 정도 된다”며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스톡옵션과 우리사주를 직원들에게 제공해서 대부분의 직원이 회사의 주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회사의 성장이 곧 직원의 이익이 되게끔 인센티브 제도를 설계해 보안 회사의 핵심인 전문 인력 유출을 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대표는 고려대 전자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고 2000년 지슨을 창업했다. ‘지슨(GITSN)’이라는 사명은 ‘Global Intelligence Technology Solution Network’의 약자다. 세계적인 첨단 보안 솔루션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출처 : 조선비즈 (https://biz.chosun.com/topics/topics_social/2022/11/11/CM67E56WVJCHZE5T42QA2EOR4Y/?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